인물백과사전

신세경 인물백과사전

쿠카곰돌이 2020. 3. 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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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 평산 신씨
가족 부모
신체 B형
학력
서울영도초등학교
신목중학교
신목고등학교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종교 개신교(침례회)
데뷔 1998년 서태지 'Seo Tai Ji' 포스터 모델

대한민국의 배우이다.

1998년 서태지 5집 의 포스터 모델로 공식 데뷔했다. 해당 앨범 수록곡인 Take Five 뮤직비디오에도 짤막하게 출연한다. 2004년 《토지》, 《어린 신부》 등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기 시작해 2009년 《선덕여왕》에 천명공주 아역으로 등장하여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어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말 그대로 초대박을 치고 그 해 가장 핫한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이 시트콤 출연으로 인해 새로운 대중 트렌드 청순글래머의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으며 현재까지도 20대 여배우로서 존재감을 뽐내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세경(世炅)'이라는 이름은 큰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으로, '세상의 빛'이라는 뜻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현재 키로 자라서, 항상 친구들보다 머리 하나가 더 있었다고 한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일찌감치 자랐다는 이 소녀는, 아버지가 꽁치를 발라주시는 모습에 눈물을 흘리고, 초등학교 1학년 때 김동률의 음악을 들으면서 눈물 지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본인 말로는 이 시기에 사춘기가 찾아왔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어주머니들과 어울려 대화를 나누는 데 어려움이 없었고, 어른들께 깍듯하게 잘했다"고 하니, 또래보다 조숙한 편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소년소녀 문학전집을 방바닥에 차곡차곡 쌓아올리며 읽는 것을 좋아했다는 그녀. 학창시절에는 단편 소설을 쓰기도 하며 '소설가가 될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었단다. "내 소설이 감동적이어서가 아니라, 소설가가 실제의 본성을 바꾸지 않은 채 예술적인 감성을 펼칠 수 있는 직업이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 당시엔 그렇게 넓고 얕은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러다 심하게 우울해진 나머지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한 적도 종종 있다고.

어머니는 의상 디자이너. 연기의 길을 걷기로 결정한 후부터 적극적으로 밀어주셨다고 한다.
엄마는 칼 같은 분이세요. 엄마 눈에 안 예쁘면 절대 예쁘다는 말을 안 하시는 분이죠. 어떤 때는 너무 독하게 말씀하셔서 상처받을 때도 있지만 그게 저를 더 발전시킨다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드러나는 이미지나 느낌, 인터뷰 멘트 하나까지도 꼼꼼히 모니터링해주시는 분이에요. 가장 주관적인 상황에서 가장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분이죠. -2016.05.17 우먼센스 인터뷰 중

1998년, 아홉 살이었던 신세경은 서태지의 첫 솔로 앨범이자 정규 5집인 'Seo Tai Ji'의  포스터로 데뷔했다. 광고대행사에서 일하던 어머니의 지인이 마스크 느낌이 좋다며 직접 발탁하셨다고 한다. 대망의 포스터 촬영 날, 그날은 친구 생일이기도 했다. 생일파티에 가는 줄 알고 길을 나섰던 당시 신세경 어린이는 생일파티에서 햄버거를 못 먹는다는 사실에 펑펑 울었다고 한다.

당시 서태지의 앨범은 극비로 진행됐던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오디션을 보고 촬영하는 내내 감기약 광고인 줄로만 알았다고 한다. 촬영장의 어른들은 울어보라고 하지, 슬픈 음악은 계속 흘러나오지.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는 할아버지를 생각하면서 하루 종일 울었고 결국 꼬마 신세경의 눈물은 서태지의 낙점을 받는다. 서태지의 깜짝 솔로 컴백과 함께 포스터가 공개된 당시, 신비로운 마스크와 깊이를 알 수 없는 슬픔을 간직한 어린 신세경의 표정이 화제가 되었다. 또한 신세경은 서태지가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 이후 2년 만에 제작한 솔로 1집 앨범의 수록곡 Take Five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 Take Five는 타이틀곡 Take Two에 이은 후속곡이었다. 여담이지만 신세경에게 이 포스터는 한 장도 안 남아있다고 한다. 자신이 이렇게 유명해질 줄 몰랐다고.

2004년, 아홉 살 어린이는 열 다섯 소녀가 되어 영화 《어린 신부》를 통해 다시 얼굴을 드러낸다. 보은(문근영)의 친구 '혜원'을 연기하며 본격적으로 연기에 발을 내딛게된 것. 당시 신세경은 "언니처럼 멋진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는데, 둘은 지금까지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바빠도 서로의 작품을 모니터 해주고 개인적인 고민도 털어놓으며 상담하는 사이라고 한다.

같은 해, 그녀는 연이어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린다. 무려 500대 1의 오디션을 뚫고 SBS 대하드라마 《토지》의 서희 역할을 당당히 따낸 것이다.

원작 속에서 청소년기 서희는 가장 당돌한 태도를 보이고, 묘한 사랑의 감정이 싹트는 사춘기를 겪는다. 한마디로 쉽게 해석하기 어려운, 매우 입체적인 인물. 《어린 신부》가 연기 경력의 전부였던 그녀는, '서희'라는 캐릭터를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방대한 원작을 두 번이나 읽어낸다.

이 역할의 무게를 누구보다 잘 이해했던 이종한 감독은, 매일 어린 소녀를 방송국으로 불러 연기 연습을 시켰다고 한다. 당시 SBS 신사옥이 자리잡은 목동에 신세경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각고의 노력 끝에 서슬퍼런 어린 서희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는데 성공하고, 신세경은 확실히 눈도장을 찍는다. 특히 "찢어 죽이고 말려 죽일 테야!"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성인 배우를 압도하는 포스로 강한 인상을 주었다. 대체적으로 역대 서희 역 배우들과 견주어도 손색없다는 평.
중학교 3학년 때 '토지'라는 작품을 한 적이 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이었죠. 현장에서 정말 많이 깨지고 혼나기도 많이 혼났어요. 그런데 전 그게 큰 스트레스는 아니었죠. 채찍질을 당하면 좋은 장면이 나왔으니깐요. 또 지금보다는 훨씬 더 순수했으니깐(웃음).
- 2016.04.05 매일경제 인터뷰 중

성공적인 브라운관 데뷔를 마친 후, 신세경은 1년 간의 공백기를 갖는다. 아마도 성숙한 외모 때문에 나이에 맞는 캐스팅에 조금 어려움을 겪었던 듯. 이에 대해 신세경은 "초등학교 때 너무 많이 커버렸다. 당시 중학생인데 외모는 대학생 같으니깐 캐스팅을 고려했던 분들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지금은 그나마 고등학생이라 다행"이라면서 웃어넘겼다.

2006년, 도지원과 함께 봉만대 감독의 공포영화 《신데렐라》에서 주연 '현수' 역을 맡았다. 성형외과 의사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를 찍으며 신세경은 연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연기하는 게,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너무 좋아요. 카메라 앞에 서면 오히려 마음이 안정되면서 세상이 멈추고 완벽하게 내 세상인 것 같아요."라고 연기의 매력을 설명하면서 "배우는 카메라 앞에서 자유로워질 때, 그리고 못나지고 낮아지고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줄 때 빛나는 거라 생각해요."라는 나이에 비해 성숙한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연기 인생 내내 자신을 붙들어 주는 깨달음을 얻는다.
영화 촬영은 사회의 축소판이고, 단순히 혼자만 연기를 잘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배웠다. 사람들과 잘 지내는 부분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데 내성적인 편이라 그런 면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번 촬영을 통해 많이 변했고, 반대로 영화나 사람들에게 신중하게 접근하는 면은 장점이 될 수도 있다.
- 2006.08.21 씨네21 인터뷰 중

그러나 아직 어린 그녀에게 어려움이 많았을 터. 《신데렐라》는 사정상 부산에서 대부분의 촬영이 이루어졌고, 신세경은 서울에 계신 어머니를 무척 그리워 했던 것 같다. 촬영 중 어머니를 생각하는 연기를 할 때 진짜 어머니가 보고 싶어 실제 눈물을 쏟기도 했다는 후문. 또한 첫 영화 주연작을 찍으며 장기 결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신세경은 덕분에 뒤처진 수업을 따라가는 게 힘들다면서 풋풋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전교 10등 내외였던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당시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나이를 먹는 것이다. 연기는 직접적 경험에서 기초하는 바가 크다. 간접 경험도 작용하지만 직접 살아오며 경험한 것들이 묻어나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던 신세경은 《신데렐라》 이후 약 2년간의 공백기를 가진다. 한두 작품 더 하는 것보다 연기에 필요한 감성을 채우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일상으로 돌아가 여느 또래와 마찬가지로 10대의 학창시절을 보냈다. 다양한 영화와 책, 음악을 접하며 생각과 감상을 쌓았다고 한다. 후일 신세경은 학교에 충실했던 이때를 잘한 선택이라고 평하며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릴 때부터 급하게 활동하지 않은 거다. 덕분에 학창 시절이 재미있고 행복했다.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 활동을 시작했다면, 이 세계에 금방 질렸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언젠가 배우를 할 거라는 생각은 했나?) 물론이다. 연기를 전공하고 배우가 될 거라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고, 흔들린 적도 없었다. 그래서 사실 때론 불안하고 갈등도 했었다. 당시 이미 활발하게 활동 중인 또래 배우들이 있었으니깐. 하지만 그 때는 평생에 한 번뿐인 이 학창시절을 지켜야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Vogue girl 2010년 05월호 인터뷰 중

이후 약 2년의 공백을 깨고, 2009년 5월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 어린 천명공주 역으로 출연한다. 신세경은 천명공주를 변화가 뚜렷하고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로 평했다. 안일하고 수동적으로 살았지만 여러 고초를 겪은 뒤 미실과 대립하는 강한 여성으로 성장하는 인물. 실제로 공주 역할임에도 궁 밖 계곡이나 절벽에서 승복 차림으로 달리고 구르는 장면이 더 기억에 남을 정도니 연기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터. 아니나 다를까 안성에서 촬영할 때 말에 부딪혀 얼굴 반쪽이 쓸리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흉하게 딱지가 져서 아버지께서 '우리 딸 어떡하냐'며 눈물을 보이시기도 했다고. 이처럼 촬영현장이 예상보다 훨씬 힘들었다면서 꺼낸, 웃지 못할 에피소드 하나.

하지만 힘든 만큼 배운 것도 많은 현장이었다고 한다.

선덕여왕에서 퇴장한 뒤 7월에는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 《오감도》가 개봉했다. 신세경은 에서 수정 역을 연기했다. 당시로서 파격적이었던 러브신을 선보였는데, 본인보다 주변 사람들이 더 조심스러워 했다고 전해진다. 베드신이 포함된 시나리오가 배우 본인에게 도착하기까지 3번의 수정이 있었고 워낙 어릴 때부터 활동한 소속사라 다들 '세경이가 놀라면 어떡하지', '세경이는 이런 연기 못할텐데'하는 분위기였던 것 같다. 그러나 신세경은 "자신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으며, 너무 무덤덤해서 사람들이 날 오히려 날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떡할까 걱정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소속사의 걱정과 달리 부모님은 시나리오를 보고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주었다고 한다. 오히려 어머니께서 너무 흔쾌히 허락하셔서 오히려 당사자인 신세경이 '엄마는 딸 걱정도 안 되나' 섭섭했을 정도였다고. 어쨌든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하려는 시기에 찍은 영화였기 때문에 아역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선택이냐는 질문이 쏟아지는 건 당연지사. 이에 신세경은 이렇게 대답했다.

이후 그녀는 차기작으로 정극이 아닌 시트콤을 선택했다. 이는 곧 신의 한 수로 이어졌는데, 그 작품은 바로 MBC 《지붕뚫고 하이킥》. 김병욱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신세경을 추천받고 《선덕여왕》 5~8회를 보며 캐스팅을 결정했다. 얼굴에 인공미가 없는 신세경이 시골 소녀의 역을 잘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지붕뚫고 하이킥》은 시트콤이지만 세경 역은 가볍고 코믹한 역할이 아니다. '빚지고 산으로 도피한 아버지를 따라 태백 산골에서 숨어살다, 동생과 함께 상경해 부잣집에서 더부살이하는 식모'라는 설정에서 볼 수 있듯 드라마적인 요소가 다분하다. 게다가 나물을 무칠 때도 우주왕복선 발사하듯 진지하고 ‘내 매력이 뭐냐’는 보석의 질문에 ‘잘 모르겠는데요’로 답한다. 김병욱 PD는 사랑도 삶도 무겁게 받아들일 듯한 캐릭터를 표현할 만한 배우를 만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강조했다.

가사 도우미 역할이라 의상뿐만 아니라 액세서리, 헤어스타일, 심지어 화장도 튀게 할 수 없었다. 한창 예쁘게 빛나는 스무 살에 신세경은 '돌려입기 신공'을 발휘해 늘 같은 트레이닝복에 티셔츠 차림으로 등장했다. “지금 아니면 언제 만날지 모르는 역할이라 생각하고 연기에 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조금 밝은 티만 입었을 뿐인데 극중 캐릭터와 맞지 않는다고 혼난 적이 있다 조금 서러웠다”는 신세경. 이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게 되어 “옷이 수수하니 오히려 청순한 외모가 눈에 띈다”, “검소한 의상을 입어도 여느 여배우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라는 등의 격려를 받았다. 그리고 시트콤에 도전하면서 하나하나 힘을 주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가보자고 마음먹었던 신세경은 “의외로 초반에 감정선을 살려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라면서 “실제로 신애와 함께 연기하면서 눈물 나는 부분이 많았다”고 촬영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덕분에 초반엔 무거운 감정선에 ‘시트콤답지 않다’는 시청자들의 원성을 듣기도 했지만 서사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세경은 조금만 망가져도 큰 웃음을 이끌어내며 준혁 학생 팬티 다 찾았어요! 같은 명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2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자랑하며 인기를 모은 이 작품을 통해 신세경은 2009년 명실공히 최고의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고 각종 설문 조사에서 1위를 하는 등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다. # # MBC 방송연예대상에서는 코미디/시트콤 부문 여자 신인상과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했다. 이듬해인 2010년에도 하이킥의 인기는 이어져 각종 CF를 꿰차는 등 신세경의 몸값은 10배로 뛰었다. 자신을 둘러싼 상황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시간 속에서 신세경은 쏟아지는 CF 촬영과 인터뷰를 소화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훗날 그녀는 이 시기를 “정리되지 않은 서랍 속처럼 정말 복잡하고 정신없었다”고 회상한다. 갑자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게 되어 학생 때와는 달리 많은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고, 그 사실이 매우 무거웠다고 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차기작 선택부터 앞으로의 행보,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까지 다양한 주제에 관한 의견을 꺼내 대체 어느 쪽을 따라야 할지 혼란스러웠다고. 게다가 ‘청순글래머’라는 별명도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아무래도 교복을 벗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글래머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가 조금 벅찼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하이킥 종영 후에는 검정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니는 등 오히려 더 남자애처럼 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중이 원하는 이미지에 맞추다 보니 실제의 나와는 다르게 너무 청순한 척하는 것 같았고 ‘나 원래 이런 스타일이에요!’하는 약간의 반항 심리도 있었다고.

《지붕뚫고 하이킥》의 인기에 힘입어 2010년 10월에는 영화 《어쿠스틱》이 개봉하기도 했다. 음악을 통해 꿈과 희망, 사랑을 찾아가는 청춘들의 밝고 유쾌한 옴니버스 영화로 신세경은 첫 번째 에피소드인 〈브로콜리의 위험한 고백〉에 참여했다. 이 에피소드는 《오감도》보다 먼저 촬영했던 단편으로, 신세경은 라면을 먹어야만 살 수 있는 희귀병에 걸린 싱어 송라이터 세경을 연기했다. 신세경은 이 영화로 2011년 제1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판타지아 어워드를 수상했다.

하이킥 이후 약 2년 동안 신세경은 정신없이 달리며 영화 2편과 드라마 2편을 대중에게 선보인다.

먼저 차기작으로 영화 《푸른소금》을 선택했다. 이 영화는 이현승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대한민국 대표 배우 송강호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으로 신세경은 이 결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푸른소금>은 상황에 상관없이 당연히 해야만 했어요. 대한민국의 어느 배우가 송강호 선배님과 함께하는 작품을 마다하겠어요?" 비록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신세경은 송강호와 함께 작품하면서 일일이 나열하는 게 힘들 만큼 많이 배웠다고 한다. 촬영이 다 끝났을 때 헤어지기 싫을 정도였다고.

신세경이 맡은 조세빈의 이름은 영화 《니키타》의 주인공 '조세핀'에서 따온 것이다. 신세경 역시 《니키타》의 스크립트를 인쇄해서 열심히 읽었고 총을 들고 뛰어다니면서도 항상 곁에 두고 연습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현승 감독이 "이번 영화의 감성을 이해하는 데 좋다"면서 최승자 시인의 시집을 선물해주었다고 한다. 감독과 함께 촬영장에서 모놀로그처럼 시를 낭송하곤 했는데, 불같이 감정이 격한 시를 읽으면서 처연하고 여린 느낌의 신세경의 내면에서 거친 감정을 끌어올리고 싶었던 듯.

《푸른소금》 크랭크업 후 곧장 영화 《R2B: 리턴 투 베이스》 촬영에 들어갔다. 공군 21 전투비행단 조종사들의 애환과 적의 위협을 막기 위한 고군분투를 그린 공중액션 블록버스터. 신세경은 극중 정비대대 최고의 에이스 유세영 역을 맡아 매사에 깐깐한 깍쟁이지만 남모를 상처를 간직한 인물을 연기했다. 처음 맡는 군인 역을 소화하기 위해 수없이 공군 기지를 출입하고 정비사들을 만났고 "세상에 뭐 하나 얕은 직업이 없어요. 정비사는 예상보다 더 집요한 직업이었요. 비행사는 비행할 때마다 목숨 걸고 하는 셈이고, 그 목숨을 정비사가 쥐고 있으니까요."라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이 영화는 이듬해인 2012년에 개봉했고 손익분기점 400만의 블록버스터였지만 최종관객수 120만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2011년 8월 《푸른소금》 개봉 후 10월, 신세경은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로 브라운관에 컴백했다. 《선덕여왕》에서 처음 만난 김영현, 박상연 작가와 재회한 작품으로, 한글 창제의 열쇠를 쥐고 있지만 실어증에 걸린 궁녀 소이 역을 맡아 열연하였다. 천재적인 암기력을 가졌지만 말을 못한다는 설정이 차분한 신세경의 이미지에 잘 어울렸다. 장태유 PD 역시 신세경을 캐스팅하며 “딱 너처럼 하면 된다”고 이야기 했다는데, 신세경은 후일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아직 진짜 저를 모르시는 거죠.”라고 말하면서 자신은 사실 '불같은 여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세경은 세종으로 분한 한석규에 대해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할 일이 많았는데도 환상 속에 있는 동물 해태 같은 걸 만난 기분이었다"라고 소회를 남겼다.
《뿌리깊은 나무》의 종영 이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2012년 3월부터 SBS 드라마 《패션왕》에 출연했다. 뿌나 종방연장에서 SBS 드라마국의 국장이 직접 그녀를 컨택했다고 한다. 신세경은 유아인이 출연하는 작품이어서 욕심이 났다고 언급한 바 있지만 아쉽게도 이 작품은 전작에 비해 작품의 완성도와 흥행, 캐릭터적인 면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신세경 역시 "내 감정의 흐름이 명확하지 않을 때 답답했다"며 연기하는 데 어려운 지점이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서술한대로 2011년과 2012년에 신세경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그야말로 종횡무진 했는데 뒤집어 말하면 이 당시 스케줄은 가히 살인적이었던 셈. 《푸른 소금》 촬영 후 곧장 《R2B: 리턴 투 베이스》 촬영에 들어갔고, 숨 돌릴 틈 없이 《뿌리깊은 나무》와 《패션왕》에 연달아 출연했다. 한 작품이 끝나면 바로 다음 작품으로 올라타며 여백없이 달려온 배우의 삶. 설사 우울한 감정에 빠질지언정 한번쯤 방점을 찍어주는 타이밍이 있어야 했다. 어떤 폭풍의 한 가운데 서 있음을 깨닫고 멈춰선 그 때, 알투비 홍보를 위해 진행된 인터뷰에는 배우 신세경과 인간 신세경의 삶에 대한 고민이 묻어난다.

해를 넘겨 2013년 4월, 신세경은 MBC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의 서미도 역으로 컴백한다. 서미도는 가난에서 멀리 도망치고 싶어 하면서도 사랑을 찾고 싶어 하는 인물. 기존에 연기했던 캐릭터 중에서도 유난히 복잡하고 어두운 내면을 가졌기 때문에 PD와 작가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다고 한다. 이 드라마는 그녀가 처음 도전하는 멜로드라마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10% 초중반대의 시청률을 보이며 동시간대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한순간 뜨거운 열풍에 휩싸인 남녀의 사랑을 그린 정통 멜로드라마’라는 기획의도를 잃은 전개 속에서 ‘서미도는 어장관리녀’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신세경도 농담 삼아 "하도 욕을 많이 먹다보니 나중에 '장수의 비결'로 추억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밤을 새워가며 애정을 쏟은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지 못한 점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신세경 역시 냉담한 반응에 아주 힘들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가 이해를 못하면 그 캐릭터는 엉망이 되기 때문에, 자신이 좀더 미도를 이해하고 나서서 보호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동안 정형화된 여주인공들과 결을 달리하는 '서미도'라는 캐릭터를 연구하기 위해 신세경은 누구보다 미도에게 귀 기울였다. 그리고 캐릭터가 욕을 먹는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배우의 디테일한 표현력이 빛을 보았다는 의미도 된다. 신세경은 캐릭터를 순화시켜 욕먹는 것을 피하기보다 더욱 확실하게 표현하기 위해 고민했다고 한다.

신세경은 "연기적으로 의문을 가지고 있던 점에 대한 해답을 조금이나마 찾았다. 배우로서는 내적 성장을 경험한 느낌이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나의 내면 세계를 어떻게 다스리고 평화를 유지하는지 깨달은 것 같다", "판타지 심어주고 누구나 좋아하는 캐릭터만 할 순 없다. 어린 나이지만 미도 같은 캐릭터로 배우고 생각을 다져놓은 게 훗날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등의 소감을 남기며 드라마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배우로서 한발 더 성장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2년의 고민을 조금 덜어내고 가벼워진 것처럼 보인다.

출세작인 《지붕 뚫고 하이킥》의 이미지가 강렬해서 그런지 그동안 주로 조용하고 어두운 모습을 안고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여러가지 사정상 쪼그라들 수밖에 없었던 세경이라는 캐릭터를 매우 잘 소화한 나머지, 그 모습이 실제 배우의 성격인 것처럼 비춰진 것은 덤. 어쨌든 이후 차기작에서까지 그런 무드를 유지하면서 '분위기 있다', '그 나이에 흔치 않은 아우라가 있다'라는 평과 '우울하다', '답답하다'라는 평이 공존했었다.

실제로  포스터에서부터 9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포스를 뽐내기도 했고, 함께 작품을 했던 많은 배우들은 언제나 성숙하고 오묘한 분위기를 가진 배우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지붕 뚫고 하이킥》에 출연했던 최다니엘은 "그 초롱초롱한 눈빛에 당황한 적이 있다"고 말했고, 《패션왕》을 함께 했던 유아인은 "예쁘다, 귀엽다, 사랑스럽다라는 표현에서 한 단계 깊숙히 확장된 분위기를 갖고 있다"면서 신세경에게 "너 참 신기한 애다"라고 직접 말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함께 한 연우진 역시 "가지고 있는 아우라가 신비롭고 매력적"이라며 배우로서 큰 장점이라고 칭찬한 바 있다.

물론 배우 자체에 흐르는 특별한 감정선이 있다는 것은 커다란 장점이다. 다만 그 이미지가 너무 강해지면, 배우로서 다양한 배역을 연기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 문제라면 문제. 그렇기에 '신세경이 과연 밝은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진 이들이 꽤 많았었다. 

천연덕스럽게 화투패를 이마에 붙이고 호탕하게 웃는 인터뷰 사진이 공개됐을 때, 신세경이 이렇게 발랄한 성격이었는지 몰랐다는 여론이 주를 이뤘다. 해당 사진은 2014년 9월 개봉한 《타짜: 신의 손》의 홍보차 진행된 인터뷰에서 공개된 것. 신세경이 맡은 '허미나'는 타짜 오빠를 둔 덕에 어린 시절부터 노름판 세계에 발을 담그게 돼 산전수전을 겪는 캐릭터다. 거칠고 음습한 세계 속 남자들에게도 눌리지 않는 걸걸한 입담의 소유자. 신세경 역시 시나리오를 읽으며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캐릭터의 매력에 빠져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단번에 했다고 한다. 자신이 바라는 여성상과 일치한 캐릭터에 애정을 드러내면서 어떤 매력을 어필하지 않고, 자존감을 잃지 않는 것 자체가 매력인 인물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속사에서는 욕설과 흡연, 노출 등이 있다보니 고민을 많이 한 듯하다. 신세경에 따르면 어릴 때부터 봐온 배우여서 그런지 아직 '애'라고 생각한다는 듯. 그러나 워낙 자신의 의지가 강했고, 김종도 대표 또한 강형철 감독을 만나고 마음을 바꿔 결국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다. 결과는 성공. 최종관객수 401만 명으로 손익분기점인 300만을 넘겼고, 무엇보다 '허미나'라는 인물은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환기시켜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시점에 만난 천금 같은 캐릭터였다. 예전에 맡았던 캐릭터들을 돌아보면서 '이번처럼 자신을 놓고 몰입했던 적이 있었나'라고 되짚어본 적도 있다고 한다. 신세경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강렬한 연기로 호평을 받으며 우울하고 답답하다는 이미지를 한꺼풀 벗어내는 데 성공한다.

신세경은 고스톱을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접했다고 한다. 촬영 전 다 같이 1년여 정도 화투를 배웠으며, 정확한 손기술을 구사해야 하기 때문에 마술사에게 손기술을 배우기도 했다고. 배우들과 촬영현장에서 화투를 치기도 했는데, 운도 따르고 돈도 잘 땄단다. "이렇게 재밌는 걸 왜 이제야 알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평소엔 승부욕이 없는 편인데 고스톱 칠 땐 발동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타짜: 신의 손의 개봉과 맞물려 KBS 드라마 《아이언맨》에 순수하고 맑은 여자 주인공 '손세동' 역으로 출연해 비현실적으로 보일 만큼 아이같이 착하고 따뜻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신세경은 "드라마를 촬영하는 동안 스스로의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 들었고, 보시는 분들도 그러한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드라마는 저조한 시청률로 20부에서 18부로 조기종영했다. 등에서 칼이 솟아난다는 설정 자체가 받아들이기 힘든 설정이고, 스토리도 난해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대부분.

2015년 4월 《아이언맨》의 부진을 씻어내려는 듯 신세경은 빠른 템포로 차기작을 선택한다. SBS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무려 초감각을 지닌 개그우먼 지망생으로 출연, 원작자에게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들으며 발랄하고 러블리한 오초림 역을 맡아 숨겨두었던 흥과 끼를 대분출했다. 연출을 맡은 백수찬 PD는 "신세경은 촬영장의 에너자이저다. 흥이 너무 많아서 흥세경이라고 부른다. 흥이 정말 많아 기다리는 데도 새벽에 춤을 추면서 기다린다"면서, "그동안 설정상 조금 어두운 톤의 연기를 많이 했는데, 내가 예상하기에 이번 드라마 오초림 역할이 가장 신세경스러운 역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를 증명하듯 신세경은 코믹하며서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신세경이 이렇게 밝은 캐릭터를 잘 소화할 줄 몰랐다", "신세경 왜 지금까지 로코 안했지?"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드라마는 5%대의 시청률에서 출발해 마지막 방송분에서 10%를 넘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 《뿌리깊은 나무》의 프리퀄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 분이 역으로 출연했다. 김영현, 박상연 작가와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추게 된 작품으로, 그들에 대한 신뢰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주연으로서는 처음 도전하는 50부작 사극이었다. 실제로 이 드라마는 방송기간만 6개월, 제작 준비 기간을 합치면 족히 1년이 걸린 대형 프로젝트였다. 신세경 역시 50부작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에 기가 눌렸지만,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긴장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특히 분이가 적극적인 캐릭터고, 모든 배역과 관계가 얽혀있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었다고.

분이는 비극적 사랑의 주인공임과 동시에 자기 신념을 당당하게 내세우는 강인한 인물로, 여섯 마리의 용을 상징하는 인물 중 유일한 여성이다. 진취적이고 패기 넘치는 '분이'는 민중의 주린 배를 채우고자 앞장서며 능동적이고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평소 겁도 많고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편도 아닌데다, 쓰던 물건만 쓰고 익숙한 길만 가는 편이라는 신세경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모습을 가진 분이를 더욱 더 연모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부지고 신념이 뚜렷한 캐릭터인 탓에, 한편으로는 분이가 너무 먼치킨이라는 비판도 존재했다. 엄연히 신분에 따른 한계와 핍박이 존재했던 시대에 높으신 분들을 오라가라 하고, 실존 인물의 공을 분이의 업적으로 돌리는 등 지나친 설정으로 '분이가 나르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을 정도. 하지만 김영현, 박상연 콤비는 본인들 스스로 "현실적이지 않더라도, 흔히 보아온 여자 캐릭터를 만들고 싶지 않다"고 직접적인 언급을 한 바 있다. 신세경은 세간의 이러한 평가에 대해 "'분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작가님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와 형상이 있었던 것에 비해 내가 가진 그릇이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내가 설득하는데 실패했다는 생각이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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